콜린_CEO

인사에 목숨 건(?) 입사 9년 차 CEO, 콜린과의 인터뷰 


Q. 넥스트키친은 피드백 문화가 중요하다고 되어있는데, 콜린(우린 콜린이라 불러요)도 예외는 없을 것 같습니다. 팀원에게 들었던 가장 충격적인 피드백은 무엇인가요?

창업 2년 정도 되었을 때, 당시 8명 정도였던 팀에게 익명으로 받았던 Upward feedback이 있습니다. 모든 게 어설프고 새로웠던 때라서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스스로는 그래도 70점짜리 대표는 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팀이 보기엔 20점도 안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초짜 대표로서 집중 포화를 맞았는데 항목 하나하나가 뜻 깊어서(?), '가장 충격적인'을 꼽기가 어렵네요. 이 피드백들이 보약이 됐고, 소중하게 간직하고 종종 열어보고 있습니다. 그 외에는 저도 여느 팀원과 마찬가지로 6개월에 정기 피드백을 받고 사이사이에도 커피챗 등을 통해 수시로 말해 달라고 부탁드리고 있습니다. 


Q. 핵심가치에 따르면 오직 기여도에 따라 보상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기여도를 판단하고 보상을 하나요?

360도(동료, 상향, 하향) 피드백을 주고 받는데요, 핵심가치 각 항목에 대한 평가와, Continue/Start/Stop을 주관식으로 적은 후, 팀 리더들이 Summary를 종합하고 저와 함께 그 내용을 하나하나 뜯어보면서 합당한 판단과 피드백인지 논의 후 팀에게 1:1로 전달합니다. 이 1:1 전달 미팅에 아직은 저도 전부 들어가고 있어요. 팀 리더들도 팀의 상향피드백을 받고 제가 최종 Summary를 씁니다. 6개월에 한 번씩 진행됩니다. 넥스트키친에서의 기여도는 "일을 잘하는 것"과 "핵심가치에 준하는 태도와 과정"을 동급으로 중요시 하는데요, 여기에서 매출숫자, 거래처 수, 개발한 상품의 갯수, 비용 절감의 폭 등 수치적인 것은 거의 들어가지 않고 있습니다. 최선을 다한 합리적인 과정은 내가 Control 할 수 있지만, 그에 따른 결과 및 지표는 외부 변수에 따라 담당자의 의도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사람이 일을 잘한다'라는 것은 상당히 직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한 사람의 의견이면 안되기 때문에 여러 사람의 정성적 의견과 근거를 들어보게 됩니다. 우리가 지향하는 방향으로 기여도가 높다고 판단되면, 연차/나이/성별/배경/학벌/입사순서 등과 무관하게 현재 비슷한 기여도를 하고 있다 판단되는 사람과 연봉을 맞추어 올리고, 승진시키고, 다음 스텝의 챌린지를 드려서 더 성장과 기여도를 높이고 보상도 높일 수 있도록 제안합니다.  


Q. 넥스트키친은 어떤 면에서 직원에게 직업안정성을 줄 수 있나요? (스타트업은 기성기업 대비 망할 수 있는 리스크가 클텐데)

넥스트키친은 9년 차 스타트업으로서, 보통 3-4년차에 다가오는 생존 가능성을 좌우하는 Death Valley(죽음의 계곡)의 시기는 지났다고 판단합니다. 이미 많은 VC들가 주주로 참여하고 있고 우리의 방향성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주주들의 지지도 튼튼합니다.  그럼에도 회사의 지속가능성은 사업 구조가 뒷 받침이 되어야 하는데, 넥스트키친이 속한 간편식 시장은 식품 카테고리 중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시장 규모도 큽니다. 그 안에서 넥스트키친만의 운영 방식과 문화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인정받는 상품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고, 앞으로도 해 볼 수 있는 게 충분히 많이 남았기 때문에 우리만 잘 하면 지속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합니다. BEP에 근접해 있는 드문 스타트업 중에 하나이기도 하고요. 상품 당 매출액, 인 당 매출액 측면에서도 업계 최 선두권에 속합니다. 따라서, 넥스트키친에 기여할 수 있는 팀원이라면 이러한 추세와 함께 직업 안정성은 물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Q. 조직문화를 왜 이렇게 강조하나요? 그리고 많은 회사들이 조직문화 중요하다고 강조하는데, 넥스트키친은 어떤 면에서 차별화가 되나요? 

조직문화는 모든 것의 근간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하는 방식, 소통하는 방식, 지켜야 할 룰, 무엇이 되고 안되는지, 어떤 인재상과 리더십을 추구하는지, 어떤 사람을 채용하고 승진시키는지 등등 회사 일상의 모든 것이 결국 조직문화로 귀결됩니다.  이것은 결국 회사 전체의 퍼포먼스와 연결되고 어찌 보면 더 중요하게는, 구성원들의 만족과 직결됩니다.
생각해 보시면 대부분의 회사들에서 구성원들은 일의 어려움보다도, 내가 납득할 수 없는 일이 많이 벌어지고 사람 스트레스를 받을때, 이로 인해 심리적 안정감이 결여될 때, 그리고 이걸 해결할 방법이 없고 회사도 무관심하다고 느낄 때 가장 애로점이 많은데요, 우리는 어떻게 하면 이런 것들이 발을 못 붙이고, 생기더라도 해결이 빨리 되는 회사를 만들까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회사마다 내세우는 조직문화, 핵심가치, 행동양식 등이 있을텐데요, 넥스트키친은 이게 홍보용이 아니라 실제로도 되도록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고, 테스트 해 보고, 필요하면 무엇이든 바꾸고 있습니다.


Q. 창업자로서 언제까지 넥스트키친을 계속 할 계획인가요? 넥스트키친이 어디까지 가길 바라나요? 그렇게까지 가기 위한 계획은 무엇인가요?  

저를 포함한 모든 구성원들의 커리어 기간보다도 회사가 더 오래갔으면 합니다. 단순히 식품을 만들어 제공하는 것을 넘어, '좋은 회사'의 존재는 여러 의미로 사회적 가치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늘 모든 순간이 과도기라고 생각하는데요, 이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는 회사가 스스로의 건강상태를 제 때 진단하고 오픈하고 해결하는 능력입니다. 이러한 습성이 문화로 깊이 자리 잡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결국 조직문화와 다시 연결되네요. 그래서 조직문화를 이토록 강조하고 있습니다. 


Q. 구글링을 해봐도 넥스트키친에 대한 정보가 많이 없습니다. 광고나 홍보를 안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광고나 홍보를 안하고도 성장할 수 있다면 최대한 늦게 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성장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광고와 홍보를 해야 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사람들이 모르는 누적된 홍보 소재가 많을 수록 마케팅을 실행 시 임팩트도 극대화 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조만간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Q. 어느 회사나 당연히 일 잘하는 사람을 뽑고 싶을텐데, 넥스트키친 또는 대표로서 꼭 원하는 인재상이 있나요? 

적어도 실무진을 채용할 때는 특정 하드스킬만 뛰어난 사람보다 기본기가 튼튼해서 잠재력이 높은 사람을 선호합니다. 기본기는, 생각하고 이해하고 쓰고 말하는 능력이 대표적입니다. 야구를 예를 들자면, 홈런과 안타를 기술적으로 잘 치는 선수보다, 하체가 튼튼하고 스윙스피드가 빨라서 잘 가르치면 홈런이던 안타던 번트던 가능성이 다양한 선수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성장이 가장 빠르고, 지속되고, 결국 기여도도 높아집니다.
비등하게 중요한 건 우리 핵심가치에 맞는 태도(Attitude)를 가진 분입니다. 우리는 다른 걸 잘해도 핵심가치에 어긋나면 일을 잘한다고 보지 않습니다. 대신 사람의 잠재력은 어떤 운동장에서 어떤 동료 및 코치와 뛰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그런 조직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의지가 충분하면 발전할 수 있습니다.


Q. 창업자/대표는 대외적으로나 내부적으로 희망을 주기 위해 이상적인 메세지를 많이 전하지만 실무진에선 그렇게 느끼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있을 수 있는) 괴리를 어떻게 좁히고 있나요? 

늘, 매 순간, 팀원들이 제가 생각/의도하는 대로 느끼고 있지 않을 거다라는 보수적인 가정을 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최대한 많은 정보(예민한 것들도 최대한)와 이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 있고, 팀원들도 우리의 조직문화/행동수칙에 의거하여 납득이 가지 않거나 동의하지 않거나 궁금한 부분은 반드시 제게 물어보고 챌린지 해달라고 부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이유로 저와 100% 싱크가 되어 있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인지합니다. 그래서 이건 끝나지 않을 숙제로 계속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직책이 높아질 수록 '설명에 대한 책임' 없이 일방적인 지시나 소통을 하는 경우가 많고 역으로 물어볼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안될 수 있는데요, 이건 쌍방이 영원히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이걸 가능케 하는 조직문화가 현실이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